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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 날의 이야기

 가을이다. 가을에 장맛비처럼 내린다. 가을비 맞는 잎새들 가을에는 비가 아니라 따사로운 햇볕을 기대했다. 날씨를 기대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좋겠지 하는 일상의 습관 같은 기대이다. 기원 같은 기대를 날씨에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날씨에 대한 기우제를 지내기도 한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가만히 있다. 그러나 날씨가 심하게 가물면 비를 내려달라고 저마다의 기우제를 지낸다. 개인적인 마음의 소원으로부터 미신적인 마을 성황당이나 오래된 고목 앞에 제사상을 차려놓고 비나이다를 한다. 보여주는 기우제다. 종교를 가진 이들은 그들마다의 특징으로 섬기는 신에게 기원을 한다. 우리는 가을을 걷는다. 계절의 전령을 따라간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안 오면 그런대로 계절을 수용하는 것이 지혜이다. 날씨를 바꿀 수 있는 힘은 인간에겐 없다. 하루를 시작할 때 습관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오늘 날씨 어때?" 날씨에 따라 오늘 준비해야 할 것이 달라진다. 날씨가 하루의 주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날씨에 맞추어 옷부터 챙겨야 한다. 우산도, 시간도, 약속을 잡은 것도 조정을 할 필요가 생긴다. 다 날씨의 영향이다. 날씨에 따라 오늘의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루의 일과 중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날씨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 이야기는 아무리 반복해도 지겹지 않다. 그만큼 중요한 것이 날씨라는 것이다. 우리라는 존재는 어쩌면 인생의 중심이 아니라 날씨가 오늘의 주연이고,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조연일지도 모른다. 날씨를 따라가니까. 날씨와 상관없이 내 뜻대로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오늘도 새벽부터 하루 종일 조근조근 비가 내리고 있다. 폭우처럼 쏟아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것도 날씨 마음대로이다. 비가 내리는 오늘 이 하루. 기분이 비처럼 내려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