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 칼럼] 美日은 왜 한국을 초청하고 선택했을까 선우정 부국장 겸 사회부장 美 법원은 판결했다 "선대의 고난은 후대의 번영으로 충분히 보상됐다" 한국이 얻은 번영은 왜 과거의 고난을 보상하지 못하나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일본을 비판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언급했다. 일본이 국제 분업을 무너뜨려 세계에 큰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이기적 민폐 행위"라고 했다. 관련해 묻고 싶다. 대통령은 그렇게 중요한 '글로벌 공급망'에 한국이 어떻게 진입해 지금 위치에 올라섰는지 숙고한 적 있는가. 숙고하지 않을수록 한국의 오늘을 당연하게 여기고, 당연하게 여기니 그 지위에 대한 외부의 도전에 불같이 화를 낸다. 밑천 없던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들어간 배경을 설명한 용어가 있다. 사회학자 월러스틴이 '세계 체제론'에서 제시한 '초청에 의한 발전'이다. 한국이 스스로 진입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지역 통합 안보 전략에 따라 국제 자본주의 분업 시스템에 '초청'됐다는 것이다. 초청됐다고 모두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아니다. 초청받은 동남아·중남미 국가들은 상당수 탈락했다. 임혁백 교수는 성경 구절로 그 과정을 설명한다. "초청받은 사람은 많았으나 선택된 자는 드물었다."(마태복음) 긍정적으로 보든 부정적으로 보든, 한국이 국제 분업 체계의 일원이 된 시점에 대해선 학문적 공감대가 있다. 미국의 뜻에 따라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진 1965년이다. 역사학자 커밍스는 이 과정을 '이중(二重) 헤게모니'란 용어로 설명한다. 안보에서 미국과 손잡은 한국이, 1960년대 이미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일본과 손을 잡음으로써 유리한 입장에서 혜택을 누렸다는 것이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은 현실과 미래의 이익을 위해 과거사의 명분을 양보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