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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내가 산으로 간 이유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가을은 나의 마음을 이상하게 흔든다. 가을이 나의 가슴의 빈 곳을 아는 모양이다. 자신 만만하게 살아가지만 때론 가을의 상상에 마음을 싣기도 한다. 이렇게 자연을 아름답게 주신 창조주 하나님의 손길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도 가을 만큼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가을의 느낌을 표현하는 말로 신조어가 탄생한 말이 있다. 이번 가을은 정말로 "가을가을 해!" 이 말처럼 가슴의 느낌을 오그라들게 하는 말의 정감도 없을 것이다. 말의 표현이 사람의 감정을 분노하게도 하고, 사랑스럽게도 하고, 차갑게도 하고, 뜨겁게도 한다. 가을이 오고, 가고 있는 중에 어느 새 가을이 겨울 초입으로 들어서는 것 같다. 더 이상 가을을 느낄 수 없는 시간이 오기 전에 이번 가을을 느끼러 산으로 간다. 산이 거기에 있어 산으로 가고, 가을이 거기에 있어 가을로 간다. 허전한 사람의 마음처럼 가을의 산에는 사람들의 인적도 뜸하게 허전한 가을 산을 느끼게 한다. 가을에는 이번 가을에는 많은 열매를 기대했지만 기대 이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가지 기대 이상으로 열매를 얻은 것 그 한 가지 만으로도 이번 가을은 보람의 해라고 여길 수 있다. 없는 것은 원래 없는 것이었지만 있는 것도 원래 없는 것에서 얻은 것이다. 있는 것도 내가 가지고 있는 순간만 나의 것이다. 언제 또 누군가의 손으로 넘어가고, 또 넘어가서 잠시 위탁을 하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전달이 되고, 맡겨져도 행복할 수 있도록 정갈하게 관리하는 습관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마치 발 아래 바스락거리며 흙으로 돌아가는 낙엽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낙엽과 단풍은 손에 들려지지만 그렇지 못한 것은 밟히고, 부서지고, 쓰레기처럼 흙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것은 불쌍한 일이다. 내가 산으로 갈 때마다 하나 씩 가르침을 받...